용감한 도전자 B1 합격후기

1. 이름: 박소정

2. 카테고리: 용감한 도전자 후기 + 시험합격 후기

3. 수강강좌: 용감한 도전 B1

4. 후기

도전 전 레벨 및 도전 계기

저는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고 작년 겨울에 독일에 와서 대학원 준비도 겸하고 있습니다. 독일에 오기 전에 언어에 대한 걱정은 크게 하지 않았는데 안일하게도 영어와 비슷할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저에게는 세번째 외국어 학습이기도 해서 즐겨 할 수 있을 것이라 믿었지만 현지 어학원에 간지 3개월만에 저의 착각이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독일어는 다른 외국어와는 도저히 견줄 수 없을 만큼의 다양하고 긴밀한 문법체계를 가지고 있어서 처음 배울 때 그 전체적인 틀을 이해하지 못하면 단어를 다 알아도 문장이 이해가 안되거나 잘못 말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일례로 1격부터 4격의 쓰임에 대한 이해도 하지 못했는데 nominativ니 dativ하는 용어를 원어로 듣자니 너무 답답했고 이후에 이어진 격에 따른 관사 변화, 형용사 변화와 동사의 위치 변화는 알고도 틀리고 모르고도 틀리고, 심지어 선생님마다 다른 설명 등등 때문에 너무나도 힘든 시간들이 이어졌습니다. 원어강의는 정말 중요하지만, 초급단계에서는 효율이 높지 않습니다. 일단 몇 달이 지나도록 독일어라는 언어에 대한 전체적인 특성에 대해 감도 잡지 못했던 건 너무 초급 단계에서부터 원어강의를 들어야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어 독독독 강의를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공부방법과 인강소개, 강의총평

언어학습에 있어서 공부방법은 꾸준함과 용감함 외에 다른 왕도가 없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입근육을 많이 쓰고 정확한 발음으로 많이 말하는 사람이 말을 잘하게 되고, 어휘량이 많을 수록 풍부한 표현을 할 수 있을 테고요. 하지만 강의를 하루에 아무리 많이 들어도 모든 지식이 활용할 수 있게 되기까지는 개인의 노력과 머릿속에서 자리잡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스스로 꾸준히 할일을 하되 조급한 마음을 버리는 데 애썼습니다. 오늘 당장 별로 많이 공부한 것 같지 않고 실력도 눈에 띄게 늘지 않아 답답했지만, 원래 언어공부는 무슨 언어를 공부하던 늘고 있다는 느낌이 더디게 오는 것 같습니다. 마음상태가 어떠냐에 따라서 하루 하루 꾸준함을 유지하는 힘이 달라졌기 때문에 아직 초급일 뿐 실력은 늘고 있는 것이라고 스스로 독려했고요. 

다미안쌤이 하라고 강조한 부분은 당연히 주의깊게 반복해서 체크했습니다. A2 본강의 같은 경우는 다 듣고 다 이해를 했어도 다음날 또 이해가 안되서 거의 두번 돌려 본 것 같습니다. 교재의 예문, 듣기는 받아쓰기, 쉐도잉을 정말 많이 했고 원어민 선생님들끼리 대화하는 부분은 비슷한 속도로 말할 수 있을 때까지 돌려 들으며 따라읽기 했습니다. 단어는 따로 큰 연습장에 주제를 정해서 모아놓은 뒤 자주 봤습니다. 예를 들어, Gesundheit라고 써놓은 페이지에 이와 관련된 단어를 매일매일 모으는 것입니다. 이렇게 해두면 단어가 생각이 안 날 때 찾기가 쉽습니다. 동사 같은 경우에는 1. 불규칙변화, 2. 과거형, 현재완료형, 3. 같이 다니는 전치사와 격, 4. 같이 다니는 재귀대명사와 격, 5. 재귀동사의 순으로 조사하여 외웠습니다.

인강을 잠시 소개하자면, 독독독의 본강의들은 20,30분 내외로 짧고 명쾌한 핵심문법설명과 이에 따른 풍부한 예문수록, 관련된 내용에 대한 원어강의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강의는 짧아도 연습문제며 예문 받아쓰기, 쉐도잉, 새로운 단어 공부 등을 하다보면 결코 짧은 내용은 아닙니다. 개인적으로 인강이지만 현지 어학원에서 배울 수 있는 것 이상의 것들이었다고 감히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특히 문법강의는 정말 탁월했고 아주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저는 한국어 문법설명에 대한 목마름이 있어서 A2 본강의까지 들은 후, 다시 A1, A2 ,B1 문법 강의를 들으며 A 과정을 복습했고요. 이해가 안되거나 헷갈리는 부분은 다시 돌아가 2, 3번씩 돌려봤습니다. 이후 본강의 B1을 듣는 중 시험에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왕초급단계에서 시작하시는 분들, 다미안쌤의 문법강의를 들으시는 것이 확실히 시간을 절약하는 길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아, 덧붙여 매 강의마다 댓글로 질문을 할 수 있는데 매우 정확하고 빠르게 답변을 달아주시는 지니쌤 덕분에 바로바로 궁금점과 답답함을 해소할 수 있었습니다. 

시험준비와 당일의 이야기

시험 준비는 위에 말씀드린 대로 문법강의를 중심으로 여러번 내용을 반복하며, Telc b1 준비 교재를 사서 봤습니다. 단어는 위에 언급한 방식으로 계속 매일 새로이 공부하는 내용에서 발췌하였습니다. 총 준비기간은 1달이었어요. 코로나 사태로 인해서 학원시험이 줄줄이 취소되는 바람에 B1 본강의를 들으면서 계획보다 일찍 시험을 보게 되었습니다. 기간으로 따지면 작년 9월부터 11월까지 조금 느슨한 스케줄로 A1, A2 본강의를 듣고 1월부터 3월까지 문법강의를 정독하였어요. 그리고 3월 말부터 4월 시험까지 한 3주간 거의 2일에 하나꼴로 모의고사를 풀었습니다. 독해와 문법파트는 이렇게 진행하고, A2 zusammen 교재 뒤의 별책부록(독해모음)으로 듣기연습 및 받아쓰기를 했으며 시험유형의 편지쓰기 및 첨삭을 매일 했습니다. 그리고 2, 3일에 한번씩 독일인 친구와 말하기 파트 연습했습니다.

시험 당일에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가서 한 방에 6명이 들어가 시험을 치뤘고요. 긴장을 많이 했으나 생각보다 편안한 분위기여서 집에서 모의고사 보는 것처럼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텔크는 교실 감독관의 재량에 따라 시험의 각 파트를 시작하는 시간에 약간의 유연성이 있었고 중간에 간식 싸온 것 들고 나가서 먹고 커피도 사먹고 느긋하게 돌아와 말하기 시험을 치뤘습니다. 말하기 시험 준비시간(20분) 동안 기관에서 배부된 빈 종이에 할 말을 써두었던 걸 거의 그대로 읽었음에도 감독관이 딱히 저지하지 않았습니다. 이뿐 아니라 마스크를 쓰고 말해야 해서 상대방의 말을 잘 못듣고 몇번이나 되물었는데, 이런 요인들로 인해서 감점이 됬을거라고 생각했으나 말하기 점수가 생각보다 후하게 나와서 조금 놀랐습니다. 아마도 얼마나 완벽하고 유려한 문장을 말하느냐보다는 주제에 대해서 이해하고 있는지, 상대방과 유연하게 의사소통이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 주어진 상황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하고 독어로 문제를 잘 해결해가는지를 더 중점적으로 보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강의총평과 도전프로그램에 대한 생각

도전 프로그램에 대한 생각을 짧게 말씀드리자면 지금 독일어를 공부해야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정말 좋은 기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해서 시험에 통과했다고 독일친구에게 자랑했는데 친구가 아니, 그렇게 좋은 강의를 듣고 시험에 통과하면 그에 대한 비용을 내야지, 어떻게 비용을 돌려받을 수 있느냐고 물어보더군요. 독일인의 사고로는 이해할 수 없는 시스템이라고 생각합니다ㅎㅎ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앞으로의 계획과 이후 도전자분들께 드리는 말씀

저는 계속해서 C1까지 독독독과 공부해갈 예정입니다. 독일어를 언제쯤 잘할 수 있게 될지 모르겠지만 언젠간 잘하게 될 것이고 그 길 위에 서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당장 어린이보다 더 말을 잘 못해서 자괴감이 들수 있지만 스스로 독려하며 매일 조금씩 함께 공부하면 좋겠어요.